[2025년 9월호] 드론, 병력 감축의 수단인가, 군사혁신의 열쇠인가?

최무룡

사단법인 창끝전투 책임연구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국방안전융합연구본부 초빙연구원(책임)




군사 분야에서 드론의 도입을 두고 종종 ‘병력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 감소와 기술 발전의 시대에 첨단 무기가 인간을 대체하여 군 병력을 감축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기술 도입의 본질을 오해한 것일 수 있다. 드론을 도입하여 특정 임무를 대신 수행한다고 해도 군인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드론은 병력을 대체하기보다는 지원 및 증강하여 새로운 군사혁신을 이끌 도구로 보아야 한다. 드론이 단순히 병력 감축의 수단이 아니라 군사혁신의 핵심 요소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드론 도입에 대한 잘못된 인식 : 

‘드론 = 병력 감축’의 함정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인력 감소로 이어진 사례도 있지만, 군사 분야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세탁기 등장 이후 엄마가 없어지지 않았다’라는 비유처럼 첨단 기술이 도입되어도 인간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소멸되지는 않는다. 세탁기는 빨래 노동을 경감시켰지만, 가정에서 어머니의 존재를 대체하지 못했고, 오히려 어머니는 세탁기로 인해 절약된 시간을 다른 고부가가치 활동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군사 분야에서도 사정이 비슷하다. 기술 발전이 자동화로 인해 인력 감소로 이어진 사례도 있지만 드론이 정찰‧공격 임무를 수행해도 이를 운용하고 해석하며 통합하는 인간 전투원의 지휘체계라는 ‘고가치 핵심 활동’은 여전히 필수적이다. 게다가 드론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려면 복잡한 군사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소형 정찰 드론 하나를 운용하더라도 통신망, 데이터 처리, 전자전 대비 등 다양한 지원체계가 요구되며, 이를 위해 전문 인력과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 이는 드론이 단순히 병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임무와 역량을 추가함으로써 전력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뜻이다. 

무엇보다도 ‘드론 = 병력 감축’이라는 주장은 군사력 건설의 목표와 수단을 혼동하는 것이다. 드론의 가치는 병력을 줄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전쟁‧전투에서 이길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드론은 24시간 감시, 정밀 타격, 전투원의 생존 가능성 향상 등에 기여함으로써 유인 전투원이 수행하는 임무를 지원한다. 현대전에서 드론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적군에 대한 투명한 전장 상황 인식과 원거리 정밀 타격 능력이다. 이는 드론이 아군 전투원을 대신해 적진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군이 적진에 직접 투입되어야 할 때 위협 요소를 감소시키고, 투입되는 아군을 보호하면서 전투 효과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드론 도입을 병력 감축 논리로 접근하면 기술의 진정한 가치를 간과하게 된다. 드론은 병력을 대체하기보다 병력의 역할을 고도화하고 지금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새로운 전투 개념을 가능하게 하는 군사혁신의 핵심 수단이다. 



더 많은 내용은 드론저널 2025년 9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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